들끓는 '심층' 위에 단단한 '표층'이 있다. 이 표층-심층의 개념은 철학과 종교를 넘어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 적용 가능하다. 심층은 열망, 표층은 현실이다. 그리고 정치야말로 이 표층-심층 구도로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갈등과 불신의 정도가 심상치 않다. 각종 의혹사건과 여권(與圈) 내부의 불협화음이 불거지면서 정권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깊어간다. 정책의 수립과 집행 시스템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서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상황 인식은 정치권보다 국민들 마음속에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